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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대 빵지순례: 대전 성심당부터 군산 이성당까지

by 따리얼 2025.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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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 "빵 하나 사러 대전까지 간다고?"

작년 겨울, 서울에 사는 친구가 새벽 6시 KTX를 타고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성심당 튀김소보로 사러"라는 답이 돌아왔죠.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빵 하나 때문에 왕복 4시간을 투자한다니. 하지만 직접 가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어떤 빵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빵지순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여행 트렌드입니다. 전국 각지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며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빵을 먹는 여행이죠. 오늘은 한국의 5대 빵지순례 성지를 소개합니다. 100년 전통의 이성당부터 SNS를 뜨겁게 달군 신상 빵집까지, 빵 때문에 떠나는 특별한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 대전 성심당: 대한민국 빵지순례의 시작점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의 전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 이제는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는 대한민국 대표 베이커리가 되었습니다. 성심당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닙니다. 대전이라는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도 전국구 명성을 얻었다는 점이 놀라운 거죠.

성심당의 시그니처는 단연 튀김소보로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 빵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번만 갓 튀겨 나옵니다.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옆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됩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에서 왔어요. 튀김소보로 사러요." 이런 대화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 바로 성심당입니다.

부추빵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부추와 빵의 조합이라니, 처음엔 의아했지만 한 입 베어 물면 생각이 바뀝니다. 짭조름한 부추 소와 부드러운 빵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특히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죠.

성심당 본점은 대전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1층은 빵을 사는 곳, 2층은 카페, 3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됩니다. 평일 오전에 가면 비교적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지만, 주말에는 입장 대기를 각오해야 합니다.

 

성심당 꿀팁 모음

성심당 빵은 오전 7시부터 판매 시작하지만, 인기 품목은 금세 품절됩니다. 튀김소보로를 꼭 먹고 싶다면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해서 11시 갓 튀긴 빵을 노리는 게 좋습니다.

택배 주문도 가능하지만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택배 불가 품목입니다. 직접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함이 있죠. 대신 '판타롱 부추빵'이라는 냉동 제품은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합니다.

성심당 본점 외에도 대전 시내에 여러 지점이 있습니다. 은행동 본점이 너무 붐빈다면 둔산점이나 탄방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튀김소보로는 본점에서만 판매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 군산 이성당: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온 빵의 역사

야채빵과 단팥빵의 105년 전통

1920년 일본인이 운영하던 '이즈모야'로 시작해 해방 후 한국인이 인수한 이성당. 무려 10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령 빵집입니다. 군산 원도심 월명동에 위치한 이성당은 건물 자체가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이성당의 대표 메뉴는 야채빵입니다. 1960년대부터 만들어온 이 빵은 양배추, 당근, 양파를 잘게 다져 만든 소를 넣은 단순한 빵이지만, 그 맛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 앞 빵집에서 먹던 추억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단팥빵과 크림빵도 이성당의 자랑입니다. 특히 단팥빵은 팥의 알갱이가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입니다. 달지 않고 담백해서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이성당의 또 다른 매력은 건물과 인테리어입니다. 192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을 개조한 건물은 높은 천장과 목조 기둥이 인상적입니다. 2층 카페에서 창밖을 보면 군산의 오래된 거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빵을 먹으며 100년 전 군산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이성당만의 즐거움입니다.

 

이성당 방문 가이드

이성당은 군산역에서 택시로 10분,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오전 8시 30분 오픈이지만, 주말에는 8시부터 줄이 서기 시작합니다. 특히 연휴나 군산 여행 시즌에는 대기 시간이 1시간을 넘기도 합니다. 평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가 가장 한산한 시간입니다.

이성당 본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건축관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빵을 사서 근처 은파호수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 전주 풍년제과: 60년 전통의 초코파이 원조

수제 초코파이의 성지

1951년 전주 한옥마을 입구에서 시작한 풍년제과. 이곳의 명물은 바로 수제 초코파이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초코파이와는 차원이 다른 맛으로,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풍년제과 초코파이의 비밀은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한다는 데 있습니다. 카스텔라 같은 부드러운 빵 사이에 수제 마시멜로를 넣고, 진한 초콜릿으로 코팅합니다. 크기도 시중 제품의 두 배 정도로 큼직합니다.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하죠.

초코파이 외에도 '풍년제과 대표 5종 세트'가 인기입니다. 초코파이, 크림치즈파이, 녹차파이, 딸기파이, 바나나파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맛이 뚜렷해서 취향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사장님이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메뉴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수제 마카롱, 다쿠아즈 등 트렌디한 디저트들이 추가되었지만, 여전히 초코파이가 최고 인기 메뉴입니다.

 

풍년제과 이용 팁

풍년제과는 전주 한옥마을 태조로 입구에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한옥마을 구경 전후로 들르기 딱 좋은 위치죠. 다만 주차 공간이 없으니 한옥마을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초코파이는 하루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오후 늦게 가면 품절될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가면 갓 만든 따뜻한 초코파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전국 택배도 가능하지만, 수제품이라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여름에는 아이스팩을 넣어 보내주지만, 직접 가서 먹는 맛에는 못 미칩니다. 선물용으로 구매한다면 진공포장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 안동 맘모스제과: 크림치즈빵의 원조

30년 전통 크림치즈빵의 고향

안동 구시장 근처에 있는 맘모스제과는 1970년대부터 영업을 시작한 안동의 터줏대감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크림치즈빵. 부드러운 빵 속에 크림치즈가 가득 들어있는 이 빵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맘모스제과 크림치즈빵의 특징은 치즈의 양입니다. 빵을 반으로 가르면 크림치즈가 흘러넘칠 정도로 듬뿍 들어있습니다.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유자청빵도 이곳의 숨은 명물입니다. 안동 특산품인 유자를 활용한 이 빵은 상큼한 유자향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크림치즈빵이 무거운 느낌이라면, 유자청빵은 가볍고 산뜻한 맛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맘모스제과의 또 다른 매력은 가격입니다. 유명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 없이 여러 종류를 맛볼 수 있습니다. 현금 결제 시 할인도 해주니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게 좋습니다.

 

맘모스제과 꿀팁

맘모스제과는 안동 구시장과 가까워 시장 구경과 함께 들르기 좋습니다. 특히 안동찜닭골목에서 식사 후 디저트로 들르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오전 8시 오픈이지만, 크림치즈빵은 9시쯤 나옵니다. 갓 구운 따뜻한 빵을 먹고 싶다면 9시에서 10시 사이에 방문하세요. 오후에는 인기 메뉴가 품절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주차장이 따로 없어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안동 구시장 주차장에서 도보 5분 거리니 참고하세요.

🍩 속초 젠틀맨스베이커리: 아바이순대빵의 탄생

속초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

2018년 오픈한 젠틀맨스베이커리는 빵지순례 지도에서 가장 최근에 추가된 곳입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바이순대빵'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바이순대빵은 속초 명물인 아바이순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빵입니다. 찹쌀과 선지를 넣어 만든 특별한 소가 들어있는데, 순대의 맛을 빵으로 재해석한 창의적인 메뉴입니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한 입 먹으면 그 오묘한 맛에 빠져듭니다.

오징어먹물빵도 속초다운 메뉴입니다. 까만 빵 속에 크림치즈와 오징어 다진 것이 들어있는데,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비주얼도 독특해서 SNS용 사진 찍기에도 좋습니다.

젠틀맨스베이커리의 인테리어도 특별합니다. 영국 신사를 콘셉트로 한 클래식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며, 2층 카페에서는 속초 바다가 보입니다. 빵과 함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입니다.

 

젠틀맨스베이커리 방문 가이드

속초 중앙시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시장 구경과 함께 들르기 좋습니다. 주차는 건물 뒤편에 소규모 주차장이 있지만, 성수기에는 만차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바이순대빵은 하루 한정 수량만 제작하므로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오후 2시 전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으니 서둘러야 합니다.

속초 여행 시 아바이마을, 속초해수욕장과 함께 코스로 잡으면 좋습니다. 빵을 사서 영랑호나 청초호 주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 빵지순례 여행 플래닝

효율적인 동선 짜기

빵지순례는 계획이 중요합니다. 전국에 흩어진 빵집들을 효율적으로 돌려면 동선을 잘 짜야 하죠. KTX나 SRT를 활용하면 당일치기로도 2-3곳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서울 기준으로 대전 성심당은 KTX로 1시간, 전주 풍년제과는 2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 대전에서 빵을 사고 전주로 이동해 한옥마을 구경까지 하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군산 이성당과 전주 풍년제과는 1시간 거리라 함께 돌기 좋습니다. 안동 맘모스제과는 경북 여행과 연계하면 좋고, 속초 젠틀맨스베이커리는 강원도 여행 코스에 넣으면 됩니다.

 

빵 보관과 택배 활용법

빵지순례의 난제는 보관입니다. 여러 곳을 돌다 보면 빵이 눌리거나 상할 수 있죠. 보냉백과 아이스팩을 준비하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림이 들어간 빵은 냉장 보관이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유명 빵집은 택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여행 중에는 대표 메뉴만 맛보고, 선물용이나 추가 구매는 택배로 주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튀김소보로처럼 택배 불가 품목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 마무리: 빵 하나에 담긴 여행의 의미

빵 하나 사러 몇 시간을 달려가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요? 경제적으로 따지면 당연히 비합리적입니다. 하지만 빵지순례의 가치는 단순히 빵을 먹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낯선 도시를 찾아가는 설렘, 오래된 빵집에서 느끼는 역사의 향기, 줄을 서며 나누는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갓 구운 빵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의 행복. 이 모든 것이 모여 특별한 추억이 됩니다.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먹으면 대전이 생각나고, 이성당 야채빵을 먹으면 군산의 오래된 거리가 떠오릅니다. 빵 하나에 도시의 이야기가 담기고, 여행의 추억이 새겨집니다.

올 주말, 가까운 곳부터 빵지순례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맛있는 빵과 함께 특별한 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빵 하나가 주는 작은 행복이 일상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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