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카츠? 이제는 뻔해!"
작년 겨울, 성수동의 한 카츠 전문점에서 충격적인 메뉴를 발견했습니다. '연어 카츠'. 생연어를 튀긴다니, 미친 짓 아닌가 싶었죠. 하지만 한 입 베어 문 순간, 편견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레어 상태의 연어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거든요.
2025년, 카츠의 세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해산물, 야채, 그리고 상상도 못 한 재료들이 황금빛 튀김옷을 입고 있죠. 오늘은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15가지 이색 카츠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 해산물 카츠: 바다의 맛을 튀김옷에 가두다
1. 에비카츠 - 새우 튀김의 진화
에비카츠는 이제 돈카츠만큼 대중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에비카츠는 차원이 다릅니다. 블랙타이거 3-4마리를 통째로 다져 패티처럼 만들고, 새우살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일부는 큼직하게 남겨둡니다.
강남의 '카츠앤더씨'는 새우 함량 80%의 에비카츠로 유명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새우의 단맛이 폭발하고, 씹을수록 탱글한 식감이 중독적입니다. 타르타르 소스 대신 레몬 아이올리를 곁들이면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새우 200g을 굵게 다지고, 달걀흰자와 전분을 섞어 반죽을 만듭니다. 동그랗게 빚어 빵가루를 입히고 170도에서 4분간 튀기면 완성. 시판 에비카츠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연어카츠 - 겉바속레어의 극치
연어카츠는 2024년부터 급부상한 메뉴입니다. 신선한 연어를 두껍게 썰어 겉만 빠르게 튀겨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여전히 레어 상태를 유지해야 하죠.
이태원 '사몬사몬'의 연어카츠는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사용합니다. 두께 3cm의 연어를 180도 기름에 정확히 90초간 튀깁니다. 겉의 바삭함과 속의 부드러움, 그리고 연어 특유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와사비 마요네즈나 유자 폰즈와 함께 먹으면 최고입니다. 특히 따뜻한 밥 위에 올려 연어카츠동으로 즐기면 일본 여행 온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가격은 일반 돈카츠보다 비싸지만,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3. 굴카츠(카키카츠) - 겨울 한정 별미
통영 굴로 만든 카츠는 11월부터 2월까지만 맛볼 수 있는 계절 메뉴입니다. 신선한 생굴 3-4개를 베이컨으로 감싸거나 그대로 빵가루를 입혀 튀깁니다.
종로 '굴이야'는 통영에서 매일 공수한 생굴로 카츠를 만듭니다. 튀기는 시간이 중요한데, 너무 오래 튀기면 굴이 쪼그라들고 질겨집니다. 160도에서 2분이 황금 타이밍.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크리미한 굴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레몬즙을 뿌리거나 타바스코를 살짝 찍어 먹으면 굴의 바다 향이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굴을 싫어하는 사람도 굴카츠는 먹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부담이 없습니다.
4. 가리비카츠 - 달콤한 바다의 맛
큼직한 가리비로 만든 카츠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입니다. 지름 5cm가 넘는 대왕 가리비를 통째로 튀겨내면 마치 황금 메달 같은 모양이 됩니다.
을지로 '카츠바이미'는 홋카이도산 가리비를 사용합니다. 가리비 특유의 단맛을 살리기 위해 간은 최소한으로 합니다. 살짝 소금만 뿌리고 튀겨낸 가리비카츠는 그 자체로 완벽한 맛입니다.
버터 간장 소스와의 조합이 환상적입니다. 뜨거운 가리비카츠 위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간장을 둘러주면, 고소하고 짭조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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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지카츠 - 부드러움의 정석
가지카츠는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사랑받던 메뉴입니다. 두툼하게 썬 가지가 기름을 흡수하면서 크리미한 식감으로 변신합니다.
홍대 '베지카츠'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카츠 전문점입니다. 가지를 1.5cm 두께로 썰어 소금물에 10분간 담가 쓴맛을 제거합니다. 그다음 튀김옷을 입혀 165도에서 3분간 튀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가지카츠가 완성됩니다.
미소 소스나 데리야키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특히 가지카츠를 덮밥으로 만들어 달걀을 올리면 완벽한 한 끼 식사가 됩니다.
6. 연근카츠 - 아삭함의 미학
연근의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린 연근카츠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얇게 썬 연근 2-3장을 겹쳐 튀기거나, 다진 연근을 패티로 만들어 튀깁니다.
연남동 '로터스키친'의 연근카츠는 두 가지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가운데는 다진 연근과 당근을 섞어 부드럽게, 겉은 얇은 연근 슬라이스로 감싸 아삭하게 만듭니다.
매콤한 칠리소스나 스위트칠리소스와 궁합이 좋습니다. 특히 연근카츠는 차갑게 식어도 맛있어서 도시락 메뉴로도 인기입니다.
7. 버섯카츠 - 감칠맛 폭발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등 다양한 버섯으로 만드는 카츠입니다. 버섯 특유의 감칠맛이 튀김옷과 만나면 더욱 진해집니다.
성북동 '숲속카츠'는 새송이버섯을 세로로 길게 썰어 스테이크처럼 튀깁니다. 두께 2cm의 새송이버섯을 170도에서 4분간 튀기면 겉은 황금빛, 속은 육즙(?)이 가득한 버섯카츠가 완성됩니다.
트러플 오일을 살짝 뿌리면 고급 레스토랑 요리가 됩니다. 파마산 치즈를 갈아 올려도 좋고, 발사믹 리덕션을 곁들여도 훌륭합니다.
8. 고구마카츠 - 달콤함의 유혹
고구마를 으깨 패티로 만든 카츠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입니다. 달콤한 고구마와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가 디저트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망원동 '스위트카츠'는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를 6:4 비율로 섞어 사용합니다. 크림치즈를 가운데 넣어 한 입 베어 물면 치즈가 쭉 늘어나는 비주얼도 인상적입니다.
꿀머스타드 소스나 사워크림과 함께 먹으면 달콤짭조름한 맛이 일품입니다. 브런치 메뉴로도 손색없고, 맥주 안주로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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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모짜렐라카츠 - 치즈 폭탄
통모짜렐라를 그대로 튀긴 카츠는 치즈 러버들의 로망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에서는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비주얼이 SNS에서 화제입니다.
이태원 '치즈봄'은 지름 8cm의 대왕 모짜렐라카츠로 유명합니다. 냉동 모짜렐라를 사용해 튀기는 동안 치즈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합니다. 170도에서 3분간 튀기면 황금빛 치즈 폭탄이 완성됩니다.
마리나라 소스에 찍어 먹으면 피자 맛이 나고, 허니머스타드에 찍으면 완전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 까망베르카츠 - 크리미한 고급스러움
까망베르 치즈를 통째로 튀긴 카츠는 프랑스 요리 같은 고급스러움을 자랑합니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까망베르가 튀김옷을 만나면 더욱 진한 맛으로 변신합니다.
청담동 '프로마쥬'는 프랑스산 까망베르를 사용합니다. 살짝 냉동한 까망베르에 빵가루를 두껍게 입혀 겉만 빠르게 튀깁니다. 칼로 자르면 치즈가 폭포처럼 흘러나오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크랜베리 소스나 무화과 잼과 함께 먹으면 와인 안주로도 완벽합니다. 샐러드와 함께 플레이팅하면 근사한 코스 요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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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치킨카츠 - 담백함의 미학
닭가슴살로 만든 치킨카츠는 돈카츠보다 담백하고 부드럽습니다. 최근에는 닭다리살을 사용해 더욱 촉촉한 식감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강서구 '닭카츠'는 토종닭 정육점이 운영하는 카츠 전문점입니다. 하루 숙성한 닭다리살을 얇게 펴서 튀기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육즙이 가득합니다.
난반 소스(일본식 달콤한 간장 소스)와의 조합이 최고입니다. 특히 치킨카츠카레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가족 외식 메뉴로 인기입니다.
12. 소카츠(규카츠) - 프리미엄의 정점
와규나 한우로 만든 규카츠는 카츠의 최고급 버전입니다. 얇게 튀긴 빵가루 속에서 레어 상태의 소고기가 부드럽게 녹아내립니다.
삼성동 '규카츠혼점'은 A5 등급 와규를 사용합니다. 1cm 두께로 썬 와규를 정확히 60초간 튀겨 겉은 바삭하고 속은 핏빛이 도는 레어 상태를 유지합니다.
와사비, 암염, 유자코쇼와 함께 제공되는데, 각각 다른 맛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은 3만 원대로 비싸지만, 특별한 날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손색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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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김치카츠 - K-카츠의 대표
묵은지를 돼지고기로 감싸 튀긴 김치카츠는 한국만의 독특한 메뉴입니다. 김치의 새콤한 맛과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마포 '김치카츠연구소'는 1년 숙성 묵은지만 사용합니다. 얇은 돼지고기에 묵은지와 모짜렐라 치즈를 함께 말아 튀기면 한국식 코르동블뢰가 완성됩니다.
특별한 소스 없이도 충분히 맛있지만, 마요네즈나 스리라차 소스를 곁들이면 더욱 중독적인 맛이 됩니다.
14. 명란카츠 - 터지는 맛의 쾌감
명란을 통째로 튀긴 카츠는 한 입 베어 물면 톡톡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짭조름한 명란과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을지로 '멘타이코'는 후쿠오카에서 직수입한 명란을 사용합니다. 큼직한 명란 한 줄을 김으로 감싸고 튀김옷을 입혀 튀깁니다. 160도 저온에서 천천히 튀겨 명란이 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레몬즙을 뿌리거나 마요네즈와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특히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명란카츠동으로 먹으면 한 그릇 뚝딱입니다.
15. 아보카도카츠 - 크리미한 건강식
잘 익은 아보카도를 튀긴 카츠는 버터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건강한 지방이 풍부해 죄책감 없는 튀김이라고 불립니다.
연희동 '그린카츠'는 멕시코산 아보카도만 사용합니다. 반으로 자른 아보카도에 새우살이나 크랩살라다를 채우고 튀기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칠리 라임 소스나 고수를 곁들이면 멕시칸 스타일로, 간장과 와사비를 곁들이면 일본식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이색 카츠 즐기는 꿀팁
튀김 온도가 생명
재료별로 최적의 튀김 온도가 다릅니다:
- 해산물: 160-170도 (수분이 많아 낮은 온도)
- 야채: 165-175도 (적당한 중온)
- 치즈: 170-180도 (빠르게 겉만)
- 육류: 180-190도 (두껍게 썰 경우)
소스 페어링의 정석
- 해산물 + 타르타르/레몬 아이올리
- 야채 + 미소/데리야키
- 치즈 + 마리나라/크랜베리
- 퓨전 + 고추장 마요/스리라차
사이드 디시 추천
양배추 샐러드는 기본, 최근에는 코울슬로, 피클, 김치 등 다양한 사이드를 제공합니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산미 있는 사이드가 중요합니다.
💭 마무리: 카츠, 무한 변신의 가능성
돈카츠에서 시작된 카츠의 세계가 이렇게 넓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요? 2025년의 카츠는 더 이상 고기 튀김이 아닙니다. 식재료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겉바속촉'이라는 카츠의 정체성을 지킨 창의적인 요리가 되었죠.
앞으로 어떤 카츠가 또 등장할까요? 두부카츠, 과일카츠, 심지어 아이스크림카츠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 돈카츠 말고 색다른 카츠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맛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